현대차(184,800원 ▼ 1,000 -0.54%)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하는 전략을 가동한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반도체개발실을 신설하고
삼성전자(66,700원 ▼ 300 -0.45%)에서 시스템온칩(SOC)을 연구해 온 김종선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SOC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여러 반도체 설계 IP(지식재산권)가 SOC 내에서 충돌 없이 기능할 수 있도록 최적의 구성을 연구해 왔다.
SOC는 여러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하나로 집적한 시스템 반도체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대표적인 SOC로 여겨진다.
현대차 반도체개발실은 추후 등장하게 될 미래차 분야에서 두뇌가 되는 AP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을 맡는다.
반도체개발실은 아직 인적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반도체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급 불안을 일으켰던 마이크로컴포넌트유닛(MCU)이나 전력반도체(PMIC) 등 단순 반도체가 아닌,
복잡한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SOC 등에 관심이 크다.
도로 위의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여 스스로 판단해 주행해야 하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이 모두를 실행하는 SOC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기아(78,400원 ▲ 400 0.51%)와 함께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70억원)를 투자했다.
또 삼성전자 출신들이 설립한 자율주행용 반도체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도 지분 인수를 전제로 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채정석 현대차 반도체전략실장은 보스반도체의 비상임이사로 등재돼 있는데, 채 상무 역시 삼성전자에서 SOC 마케팅을 담당했던 전문가다.
현대차의 이런 반도체 전략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애플 전략과 유사하다.
애플은 과거 맥OS(PC용 운영체제)와 iOS(스마트폰용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면서
이들을 담아내는 CPU 또는 AP는 외주로 개발했다.
그러다 수년 전부터 애플 실리콘이라는 반도체 사업부를 설립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퀄컴이 만들던 스마트폰용 AP는 애플 A시리즈로, 인텔이 개발하던 PC용 CPU는 애플 M시리즈로 완전 대체했다.
애플은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와 에어팟 등 음향기기, 애플 비전 프로 등 VR(가상현실)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모두 자체적으로 만든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했을 때의 장점은 반도체와 OS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제조사가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을 통해 자동차용 통합 OS를 개발하고 있다. 이 OS를 실행하고 운영할 반도체인 AP를 직접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OC 설계, 개발 노하우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도체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부터 인포테인먼트용 SOC인 엑시노스 오토를 현대차에 공급하는데,
반도체 적용 과정에서 이 분야 전문가가 회사 내부에 필요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김 상무 등을 영입했다는 해석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도로 첨단화한 반도체는 개발 노하우를 쌓는 데 시간이 걸린다.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가 SOC를 직접 만들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외주 제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6월에 신설한) 반도체개발실은 첨단 반도체를 자동차에 적용하고,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등을 발굴하는데 필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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